[2023년 채택 일본 소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에 대한 성명서]
"역사 부정을 부추기는 일본 정부의 교과서 기술 개입을 우려한다."
일본 정부는 오늘 2022년도 검정신청 소학교 교과서의 검정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교과서는 올해 학교현장에서 채택하여 내년부터 교실에서 사용하게 된다.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은 2017년 개정된 학습지도요령과 학습지도해설서, 검정기준 등에 의해 집필되었다. 그런데 검정결과 이들 교과서들에는 이들 지침과 함께 2021년 4월 의회에서 표명된 일본 정부의 견해가 강력하게 반영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일본 정부는 2017년과 2018년 연이은 학습지도요령 개정을 통해 영토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표명한 바 있다. 또한 2021년 의회에서 정부 답변을 통해 일본군‘위안부’에 대해 ‘종군’, ‘일본군에 의해 끌려갔다’라는 내용이나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노동자 강제동원에 대해서는 ‘강제 연행’, ‘연행’, ‘강제로 끌려갔다’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번의 교과서들은 그러한 정부의 지침을 충실히 따랐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교과서에서 독도에 대해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주장과 한국의 불법점거, 그에 대해 일본이 지속적으로 항의하고 있다는 등의 기술이 강화되었고, 강제로 연행되었다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심지어 징병에 관해서는 자발성을 강조하는 ‘지원’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역사 부정 정책이 소학교 교과서에까지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이웃 국가와의 교류와 평화교육을 지향하는 소학교 교육목표를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교과서들이 반전·평화·인권을 지향하는 서술을 담고 있다. 전쟁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드러냄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러한 감정이 들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과 관련된 과거사를 서술할 때는 그러한 교육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가르치는데, 일본군 병사의 전사자 숫자만을 제시하고, 그 전쟁이 일본에서 출병한 군사들에 의해 수행된 것이 아니라, 마치 한반도에서 출발한 군인들이 벌인 전쟁처럼 이해하게 만드는 지도가 실려 있다. 더 나아가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는 영토의 확장으로 미화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 같은 인식은 임진왜란까지 이어져 조선의 피해는 사라지고 도자기 기술의 전파만 부각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일부 교과서가 독도에 관하여 평화적 기술을 시도하면서, ‘일본의 영토’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했지만, 일본 정부는 그조차도 허용하지 않고, ‘일본의 고유영토’임을 명기하라고 수정 지시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같은 서술 기조와 정부의 개입이, 일본의 어린 학생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다. 그들에게 전쟁과 식민지 지배의 피해자들에 대해 책임있는 일본의 위치를 자각시키기보다는 제국 일본의 영광으로만 마음에 새기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을 우려한다. 과거를 직시하지 못한 교육이 결국 전쟁이 가능한 국가, 군사 대국으로 가려는 일본을 제어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을 을 우려한다. 이웃 나라에 대한 침략과 불법적 지배 등 아픈 역사, 그에 따른 피해자에 대한 공감과 문제해결의 방식을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다면, 아시아인들과 평화 공존하는 미래의 일본인을 길러내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
서술하지 않는다고 사실이, 역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불신만 더할 뿐이다. 일본 정부는 자신들의 교육 개입이 한국과 일본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진정한 한일 우호관계와 평화, 그리고 교류와 상생의 미래를 원한다면 일본 정부는 교과서 개입을 중단하고 역사부정 정책을 폐기하기 바란다.
우리는 일본정부가 역사부정을 중단하고 평화공생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부끄러운 과거를 성찰하고 역사를 직시하며, 평화로운 아시아를 만들어가는 노력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시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임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
2023.3.28.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고생하셨습니다!!
윤석열정부의 대일 굴욕 외교가 최악이더니만 일본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 결과로 이어져 분노합니다.